상속포기 2026. 09. 07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후순위 상속인 상속포기 방법, 선순위보다 먼저할 수 있을까

부모나 형제가 사망한 뒤 상속채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상속인들은 서둘러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상속 순위가 밀려 있는 후순위 상속인(형제자매, 4촌 등) 입장에서는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 신고를 마치기 전에, 후순위 상속인이 먼저 상속포기를 신청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것입니다. 왜냐면 선순위 상속인들의 상속포기 결과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 지 결정해야 하는데, 연락이 원만히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먼저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효력도 인정됩니다. 다만 신고 시점과 효력 발생 시점, 기한 계산 방식을 정확히 이해해야 실수 없이 절차를 마칠 수 있습니다.


후순위 상속인도 먼저 포기 신청 가능

대법원재판예규는 피상속인의 상속인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 즉 배우자·직계비속·직계존속·형제자매·4촌 이내 방계혈족은 상속이 개시된 이후라면 선순위 상속인이 상속포기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선순위 상속인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상속포기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재판예규 제3조).

즉 4촌인 후순위 상속인이 선순위인 배우자나 자녀들의 포기 여부와 무관하게 미리 법원에 상속포기 신고서를 접수하는 것이 실무상 허용됩니다.


다만 신고의 순서가 곧 효력의 순서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후순위 상속인의 신고가 먼저 수리되더라도,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가 적법하게 수리되어야 비로소 후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인 지위가 넘어오고 그 포기도 실질적인 의미를 갖게 됩니다.


만약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가 아니라 한정승인을 선택하면 후순위자에게는 애초에 상속이 개시되지 않으므로, 먼저 낸 후순위자의 포기 신고는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선순위자 전원의 포기가 확정된 뒤에 진행하는 것을 더 권장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괜히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포기 기한, 사망일이 아니라 '안 날'부터 계산

상속포기의 숙려기간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입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이 기간을 놓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어 상속채무까지 모두 떠안게 되므로 기산점 계산이 매우 중요합니다.


선순위 상속인 전원이 포기하여 후순위 상속인에게 상속권이 넘어오는 경우, 후순위 상속인의 3개월은 피상속인의 사망일이 아니라 선순위자의 포기로 인해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새로 시작됩니다.

대법원도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뿐 아니라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인식한 날을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

따라서 사망 사실을 훨씬 나중에 알았거나, 선순위자들의 포기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은 후순위 상속인이라면 그 시점부터 3개월 안에만 신고하면 되므로 지레 포기하지 말고 정확한 기산점부터 따져보아야 합니다.


아래 표는 상황별 기산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민법 제1019조 제1항).

상황기산점
상속개시 사실을 바로 알았을 때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선순위 포기로 뒤늦게 상속인이 됐을 때자신이 상속인이 됐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선순위 포기 확정 전 미리 신고할 때선순위 수리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신고 가능


먼저 신고할 때 반드시 주의할 점

선순위자의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신고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그 과정에서 상속재산에 손을 대는 행위는 별개로 위험합니다.


상속포기 신고를 준비하거나 접수한 상태라도, 그 전후로 고인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면 법정단순승인 사유에 해당하여 포기의 효력이 부인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26조 제1호).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법률효과가 다르므로, 단순히 순위가 늦다는 이유만으로 포기가 유리하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상속재산과 채무의 규모를 함께 검토한 뒤 어떤 절차가 적합한지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 진행 순서

후순위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진행할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검토하고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계주요 내용
상속인 지위 확인가족관계와 실제 상속 순위 검토
제도 선택채무가 크면 포기, 재산·채무 혼재 시 한정승인 검토
관할·서류 준비최후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 가족관계증명서 등 첨부

관할은 피상속인의 최후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이며, 신고서에 당사자 정보와 포기 취지를 기재하고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주민등록말소자초본 등 첨부서류를 준비해 전자소송 사이트나 방문·우편으로 제출합니다.


접수 후에는 전자소송일 경우 사이트에서 진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며, 서면 접수인 경우도 법원의 심판문을 통해 신고 수리 여부를 확인하고, 결정문은 향후 채권자와의 분쟁에 대비해 반드시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정리하며

후순위 상속인은 선순위 상속인의 포기 여부를 기다리지 않고 미리 상속포기를 신청할 수 있고, 이는 대법원재판예규가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신고 순서와 효력 발생 시점은 별개의 문제이며, 선순위자의 포기가 적법하게 수리되어야 후순위자의 포기도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점, 그리고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이라는 숙려기간 기산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점(민법 제1019조 제1항)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재산 처분으로 인한 법정단순승인 위험(민법 제1026조 제1호)까지 고려하면, 복잡한 순위 관계가 얽힌 사안일수록 신고 전에 법무사나 변호사와 함께 기산점과 절차를 점검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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