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등기를 신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확인해 보니 피상속인 명의의 부동산이 이미 본인 명의로 이전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취득세 납세고지서가 먼저 도착하여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고하여 수리 심판까지 받은 분에게도 같은 일이 발생합니다.
이는 등기소의 착오가 아니라 채권자가 상속인을 대위하여 상속등기를 신청한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래에서 그 근거와 효과, 상속인이 취하여야 할 조치를 설명드립니다.
채권자가 상속등기를 대위할 수 있는 근거
민법 제404조는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등기법도 이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등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가 상속등기를 대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부동산이 피상속인 명의로 남아 있는 동안에는 그 부동산에 대하여 압류나 경매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안에서 상속인이 자발적으로 상속등기를 신청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따라서 채권자가 상속인 명의로 등기를 마친 다음, 그 명의의 지분에 대하여 보전처분이나 강제집행을 진행합니다.
대위에 의한 등기가 이루어지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권리자란에 대위자와 대위원인이 함께 기재되므로, 등기부만 보아도 누가 어떤 채권을 근거로 등기를 신청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본 사무소가 수행한 상속재산파산 사건의 예입니다.
경남 소재 농가의 상속 사건으로, 피상속인의 채무가 재산을 크게 초과하여 자녀 1명이 한정승인을, 나머지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를 신고하였습니다. 이후 상속인의 청산 부담을 덜기 위하여 법원에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하여 파산선고를 받았습니다.
파산선고 후 사건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상속인들이 알지 못하던 피상속인 명의의 토지가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부동산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갑구 기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접수일 | 등기목적 | 등기원인 | 주요기재사항 |
| 2026. 6. 18. | 소유권이전 | 2025. 8. 25. 상속 | 공유자 상속인 A, 지분 2분의 1 · 대위자 지역 농협, 대위원인 여신거래약정서상 대여금 반환청구권 |
| 2026. 6. 29. | 가압류 | 2026. 6. 29. 법원 결정 | 청구금액 약 3,700만 원 |
상속인 A는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상속등기를 신청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등기부에는 A의 명의가 기재되어 있었고, 그로부터 열흘 뒤 같은 지분에 가압류가 집행되었습니다. 채권자가 상속등기를 대위한 목적이 집행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경과입니다.
상속포기·한정승인을 하였어도 등기는 이루어집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의 심판을 받았더라도 대위에 의한 상속등기는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등기 신청 시 제출되는 자료는 가족관계증명서와 제적등본 등으로, 누가 법정상속인인지는 확인되나 그 상속인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였는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등기관이 가정법원의 심판 내용까지 확인하지는 않으므로, 실체와 다른 명의의 등기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후의 처리는 상속인이 한 신고의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속포기를 한 상속인의 명의로 등기된 경우
해당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상속포기의 효력은 상속개시 시로 소급하므로,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상속포기 심판문을 근거로 진정한 상속인 앞으로 등기를 바로잡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등기부상 명의인의 고유재산으로 취급되어 집행의 대상이 되고, 취득세도 그 명의인에게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의 명의로 등기된 경우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실제 상속인이므로 등기 자체는 실체관계에 부합합니다. 위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남습니다.
등기 명의와 실질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
등기부에는 그 명의인이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라는 사실이나 해당 부동산이 상속재산이라는 사실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등기부상으로는 상속인 개인의 재산으로 보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지분은 상속재산이며, 위 사례에서는 이미 파산선고가 이루어진 상속재산의 일부로서 파산재단에 속합니다.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행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므로(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4조), 상속채권자가 해당 재산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응 방법은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정승인 심판문과 파산선고결정을 근거로 해당 재산이 상속재산임을 소명하는 것이 출발점이며, 집행에 대한 이의 또는 제3자이의의 소 등을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집행의 근거가 된 채권이 상속채권인지 상속인 고유의 채권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등기사항증명서와 집행 관련 서류를 함께 검토하여야 합니다.
취득세 부과
대위에 의한 상속등기라 하더라도 등기가 이루어진 이상 상속을 원인으로 한 취득이 있었던 것으로 처리되어, 명의인이 된 상속인에게 취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등기로 인하여 납세고지서를 받게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상속포기를 한 경우에는 심판문을 근거로 과세를 다투거나 등기를 시정하여야 하고,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상속재산에서 처리할 항목인지를 정리하여야 합니다. 고지서를 방치하면 가산세가 더해지므로 조기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위등기 사실을 알게 되는 경로
채권자가 대위등기를 마치면 등기소는 명의인이 된 상속인에게 등기완료통지를 발송합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사정으로 상속인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통지가 주민등록상 주소로 발송되므로 실제 거주지와 다른 경우 수령하지 못합니다.
- 수령하더라도 서류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 대위등기의 경우 등기필정보가 작성·통지되지 않습니다.
위 사례에서도 상속인들이 통지를 인지하지 못하였고, 등기 후 약 3개월이 지나 본 사무소가 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파악하였습니다.
확인 사항
-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였더라도 등기가 자동으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채권자는 언제든 대위에 의한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상속개시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피상속인 명의였던 부동산의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위등기와 그에 이은 보전처분은 주로 이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 상속인이 알지 못하는 부동산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피상속인의 주소지 및 등록기준지 관할 지역을 대상으로 조상땅찾기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본인 명의의 대위등기를 확인한 경우, 상속포기를 하였다면 등기의 시정을, 한정승인을 하였다면 해당 재산이 상속재산임을 소명할 자료의 준비를 검토하여야 합니다.
- 등기완료통지나 취득세 납세고지서 등 내용을 알 수 없는 서류를 수령한 경우 폐기하지 마시고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사건번호와 접수번호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상담 안내
한정승인·상속포기 이후의 등기 정리, 채권자 대위등기에 대한 대응, 상속재산파산 절차를 함께 처리하고 있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만 있어도 현재 상태를 확인해 드릴 수 있습니다.
본 사무소가 직접 수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성명·사건번호·주소는 표시하지 않았으며, 금액은 반올림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