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앞으로 다 해 두자」고 해서 형제들 끼리 협의한 다음 어머님 단독 명의로 상속등기를 마쳤는데, 몇 달 뒤 형제들 사이에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이제 와서 둘째 형 앞으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속 실무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뒤늦게 받는 질문입니다. 몇년이 훌쩍 지나서도 이런 질문을 받으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명의를 다시 옮기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언제 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0원일 수도, 수천만 원일 수도 있습니다.
첫 협의분할부터 증여세가 나오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공동상속인들이 처음 협의해서 특정인에게 상속재산을 몰아주는 것은, 아무리 법정상속분에서 벗어나도 증여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부동산이든 금전이든 모두 같습니다.
민법 제1015조는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5남매가 협의해서 장남이 전부 가져가기로 했다면, 장남은 다른 형제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망한 아버지에게서 직접 물려받은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입니다.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자기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하더라도 상속개시 당시로 소급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받은 것이므로 세법상 증여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두441 판결).
문제는 첫 분할이 아니라, 분할해서 협의분할 상속등기까지 마친 뒤의 '두 번째 분할'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3항
상속개시 후 상속재산에 대하여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으로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확정된 후, 그 상속재산에 대하여 공동상속인이 협의하여 분할한 결과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하여 취득하게 되는 재산은 그 분할에 의하여 상속분이 감소한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한다.
위 내용의 근거가 되는 「상증세법 제4조 제3항」에서 짚어야 할 점은 세 가지입니다.
- 협의분할에 의한 등기로 상속분이 확정된 후 입니다.
-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는 간주규정입니다. 따라서 이건 증여가 아니라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 초과 취득분만 과세합니다. 재산 전체가 아니라, 당초에 상속받은 부분을 넘는 부분입니다.
한 가지 자주 혼동되는 부분을 정리하면, 이렇게 증여인지 상속인지를 판단을 하는 곳은 법원이 아니라 과세관청(세무서·시군구청) 입니다. 등기소는 요건을 갖추어 와서 첫 협의분할 상속등기를 고쳐 달라는 경정등기를 신청하면 경정등기를 수리할 뿐이므로, "등기가 통과됐으니 세금도 괜찮다"는 생각은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즉 등기와 과세는 별개의 트랙으로 굴러갑니다.
증여세를 피할 수 있는 세 갈래
(1)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 안에 끝내는 경우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다만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이거나 상속인 전원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개월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3월 10일 사망이라면, 기산점은 3월 31일이고 기한은 2026년 9월 30일입니다. 사망일로부터 6개월이 아니라는 점을 놓치는 분이 많습니다.
이 기간 안에 재분할을 마치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하루만 넘겨도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2) 시행령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상증세법 시행령 제3조의2는 다음 세 가지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의한 법원의 확정판결로 상속인 및 상속재산에 변동이 있는 경우
- 민법 제404조 채권자대위권 행사로 법정상속분대로 등기된 상속재산을 협의분할로 재분할하는 경우, 채권자가 상속인들과 의사는 무관하게 상속등기를 해버린 경우입니다.
- 신고기한 내 상속세 물납을 위해 법정상속분으로 등기·신청했다가 물납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변경명령을 받아 재분할하는 경우
여기서 흔한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서류 위조나 기망이 있었으면 소송으로 풀면 된다"고들 하지만,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막연한 무효 주장이 아니라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의한 확정판결입니다. 단순히 분할협의 무효확인만 받아 두면 과세관청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경우는 세금이 '경감'되는 것이 아니라 과세대상에서 제외됩니다.
(3) 아직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경우
법 조문의 요건이 "등기등으로 상속분이 확정된 후" 라는 점을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 이 조문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에는 원래 기간 제한이 없으므로, 상속등기를 미뤄 둔 상태라면 3년이 지났든 5년이 지났든 협의를 새로 해서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등기를 경료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도 취득세는 미리 납부해야만 과태료 부과를 면할 수 있는 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취득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대납세의무자인 상속인 중 1인이 취득세를 냈더라도 그에 따른 상속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라면, 이후 재협의분할로 상속권자가 바뀌어도 새로운 취득세 납부의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면, 가족 간 합의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상속등기부터 넣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실무에서 나오는 증여세 사고의 상당수가 여기서 시작됩니다.
취득세 — 잊기 쉬운 복병
증여세만 걱정하다 취득세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세법 제7조 제13항도 같은 구조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상속개시 후 상속재산에 대하여 등기등에 의하여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등이 된 후, 그 상속재산에 대하여 공동상속인이 협의하여 재분할한 결과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하여 취득하게 되는 재산가액은 그 재분할에 의하여 상속분이 감소한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아 취득한 것으로 본다.
예외 사유는
① 지방세법 제20조의 신고·납부기한 내 재분할, ② 상속회복청구의 소 확정판결, ③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따른 법정상속분 등기의 재분할로 상증세법과 거의 같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 상속세 및 증여세 | 지방세법 | |
| 기한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 좌동 (외국 주소 상속인이 있으면 9개월) |
| 요구하는 것 | 기한까지 분할에 의한 취득 | 기한 내 재분할에 의한 취득과 등기등을 모두 마칠 것 |
즉 취득세 쪽은 기한 안에 등기까지 완료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합니다. 합의서 도장은 8월에 찍었지만 등기 접수가 10월이 되었다면, 증여세는 다투어 볼 여지가 있어도 취득세는 통하지 않습니다.
"협의서 날짜"가 아니라 "등기 접수일"을 기준으로 일정을 역산해야 합니다.
세율 차이도 작지 않습니다.
상속으로 인한 취득은 2.8%(농지 2.3%, 요건을 갖춘 무주택 1가구 1주택은 0.8%)인 반면, 증여로 보는 무상취득은 3.5% 이며 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가 별도로 붙습니다. 조정대상지역 내 일정 가액 이상 주택을 무상취득하는 경우에는 중과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등기는 '경정등기'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입니다. 이미 마친 상속등기를 되돌리는 것이므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아니라 소유권경정등기로 처리합니다.
- 등기원인: 「재협의분할」 (법정상속분 등기를 협의분할로 바꾸는 경우에는 「협의분할」)
- 등기원인일자: 재협의가 성립한 날
- 효력: 경정등기의 효력은 당초 상속등기 시점으로 소급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제약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합니다. 협의분할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를 요하므로 재협의분할도 같습니다. 상속인 중 이미 사망한 사람이 있으면 재협의분할은 불가능하며, 그 사망자의 상속인이 대신 참여해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둘째,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으면 승낙이 필요합니다. 경정등기에 소급효가 있는 탓입니다. 첫 상속등기 후 근저당권이 설정되었거나 압류등기가 들어와 있다면, 그 등기를 먼저 말소하거나 제3자의 승낙서를 받아야 경정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분할협의의 합의해제로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를 해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다73203 판결). 재분할을 검토하기 전에 등기부등본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면 형제 3명이서 공동으로 상속등기를 경료했는데, 첫째의 공유지분에 채권자들이 가압류를 한 것입니다. 이 경우 가압류 등기를 어떤 원인에 의하든 말소 하든지, 아니면 가압류 채권자로 부터 경정등기를 하는데 승낙한다는 승낙서(인감증명서 첨부)를 받아 등기소에 제출해야만 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취득자가 전부 교체되면 경정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 상속인 중 일부만 바뀌는 경우에는 경정등기가 가능하지만, 해당 부동산을 취득하기로 한 상속인이 전원 교체되는 경우에는 기존 등기를 말소하고 새로 상속등기를 해야 합니다.
피상속인 A, 상속인이 장남 갑·차남 을·삼남 병인 사안으로 놓고 보겠습니다.
▶경정등기가 가능한 경우 (일부 교체)
| 최초 상속 | 재협의분할 결과 | 판단 |
| 갑·을 공동명의 | 갑 단독 | 갑이 남음 → 경정 가능 |
| 갑 단독명의 | 갑·병 공동 | 갑이 남음 → 경정 가능 |
| 갑·을 공동명의 | 갑·병 공동 | 갑이 남음 → 경정 가능 |
| 갑 단독명의 | 법정상속분대로 갑·을·병 | 등기원인 '협의분할해제'로 경정 가능 |
▶경정등기가 불가능한 경우 (전부 교체)
| 최초 상속등기 | 재협의분할 결과 | 판단 |
| 갑·을 공동명의 | 병 단독 | 갑·을 모두 빠짐 → 경정 불가 |
| 갑 단독명의 | 병 단독 | 전부 교체 → 경정 불가 |
| 갑 단독명의 | 을·병 공동 | 전부 교체 → 경정 불가 |
이미 6개월이 지났다면
이 경우 마법 같은 해법은 사실 없습니다. 다음을 비교·검토해야 합니다.
- 증여세를 부담하고 재협의분할 경정등기를 진행 — 형제 사이는 「기타 친족」이라 10년간 1,000만 원만 공제되고, 과세표준에 따라 10~50%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부동산 가액이 크지 않다면 오히려 이쪽이 깔끔할 수 있습니다.
- 매매·부담부증여 등 다른 방식과 비교 — 이 경우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자금출처 문제가 함께 걸립니다. 세무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 실제로 분쟁이 있는 경우 상속회복청구 등 소송 절차 — 다만 세금을 줄일 목적으로 형식만 갖춘 소송을 꾸미는 것은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조세포탈로 이어질 수 있고, 상대방 상속인이 이후 마음을 바꾸면 통제할 수 없는 분쟁으로 번집니다.
무엇보다, 이 단계에서는 등기 절차보다 세무(증여세 등) 검토가 먼저입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상속등기 후 명의를 다시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음 순서로 확인하십시오.
- 상속개시일을 확인하고,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또는 9개월) 되는 날을 계산한다
- 상속등기가 이미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 아직이라면 세금 문제 없이 협의로 정리 가능
-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근저당권·가압류·압류 등 이해관계인이 있는지 본다
- 상속인 전원이 생존해 있고 합의가 가능한지 확인한다
- 초과 취득분의 재산가액을 산정해 증여세·취득세 예상액을 뽑아 본다
- 기한 내라면 등기 접수일까지 역산해 일정을 잡는다
맺음말
이 문제의 본질은 상속등기는 한 번 넣으면 되돌리는 데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딱 한 번 열립니다.
가장 좋은 대응은 사후 수습이 아니라, 합의가 확정되기 전에는 등기를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형제들끼리 합의가 원만히 이루어 졌고 성숙했다고 확신할 때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등기를 하는 것입니다. 취득세 신고·납부기한과 상속세 신고기한이 겹쳐 조급해지기 쉽지만, 그 6개월은 오히려 가족 간 논의를 충분히 마치라고 주어진 시간에 가깝습니다.
이미 등기를 마치고 기한이 임박한 상황이라면, 남은 날짜와 등기부 상태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사안별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니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령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세액 산정과 신고는 세무사·회계사의 검토를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조 법령 및 판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3항, 제67조 |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2 | 지방세법 제7조 제13항, 제20조 | 민법 제1013조, 제1015조, 제548조 제1항 단서 |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두441 판결 |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다7320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