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2026. 10. 03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고인이 남긴 렌트·리스·할부 차량의 처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면, 아버지가 생전에 타시던 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동산과 달리 자동차는 매일 쓰던 물건이라 가족들이 가볍게 생각하기 쉽고, 장례를 마친 뒤 곧바로 팔거나 폐차하거나 가족 명의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얼마전 남매는 아버지가 타던 차를 상속받아 수출한 후 한정승인을 하러 온 적도 있습니다.


위 남매처럼 고인의 채무가 많아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고민하는 상황이라면, 차량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절차 전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고인이 타던 차가 장기렌트·리스·할부 가운데 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이 세 가지는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취급되므로, 하나 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 — 그 차는 누구의 소유인가

차량 처리의 출발점은 자동차등록원부상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고인이 매일 운전하던 차라도 소유자가 렌트회사나 리스회사로 등록되어 있다면 그 차는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반대로 할부로 구입한 차는 할부금이 남아 있더라도 고인 명의의 상속재산이며, 대부분 캐피탈사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구분소유자와 상속재산 여부남은 채무와 상속인이 할 일
장기렌트렌트회사 소유 — 상속재산 아님미납 대여료·중도해지 위약금은 상속채무. 차량을 반환하고 반환 확인서를 받아 둡니다.
운용리스리스회사 소유 — 상속재산 아님미납 리스료·규정손해금은 상속채무. 차량을 반환하고 정산서를 받아 둡니다.
할부(오토론)고인 소유 — 상속재산남은 할부금은 저당권부 상속채무. 임의로 처분하지 말고 재산목록에 기재합니다.

렌트·리스 계약에서 고인이 미리 낸 보증금이나 선납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이므로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금액이 크다면 정산서를 받아 재산목록에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렌트·리스 차량 — 돌려주되, 계약을 이어받지 말 것

렌트·리스 차량은 회사 소유이므로, 상속인이 이를 반환하는 것은 상속재산을 처분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차량을 그대로 세워 두면 대여료와 위약금이 계속 늘어나므로 빨리 반환하고 차량 인수증과 정산 내역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점은 계약 승계입니다. 회사 측에서 "가족분이 명의를 이어받아 계속 타시면 위약금이 없다"고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속인이 자기 이름으로 계약을 이어받으면 그때부터 남은 대여료는 상속채무가 아니라 상속인 본인의 채무가 됩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더라도 이 부분은 보호받지 못하므로, 채무 정리를 앞둔 상속인이라면 계약 승계는 신중해야 합니다.


할부 차량 — 상속재산이므로 손대지 말 것

할부 차량은 고인의 재산입니다. 상속인이 이 차를 팔거나, 폐차하거나, 자기 명의로 이전하면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가 되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후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받은 뒤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한정승인 후에 차량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재산목록에서 빠뜨리면 같은 조 제3호의 은닉·부정소비에 해당하여 단순승인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결국 할부 차량은 처분하지 말고, 재산목록에 정확히 기재한 뒤 절차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속재산파산까지 진행되면 차량은 파산관재인이 관리·환가하고, 저당권을 가진 캐피탈사는 별제권자로서 파산절차 밖에서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 상속인은 차량 열쇠와 서류를 관재인에게 넘기고 그 지시에 따르면 됩니다.


실제 사건 — 저당권이 설정된 할부 차량

필자가 수임한 사건 가운데 고인의 할부 차량이 문제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인은 2018년 11월 캐피탈사에서 2,100만 원을 48개월 할부로 대출받아 차량을 구입하였고, 그 차량에는 1,050만 원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고인이 2020년 초 갑자기 사망하면서 납입은 중단되었고, 1년여 뒤 발급받은 부채증명서에는 연체이자와 지연배상금을 포함해 약 2,050만 원의 채무가 남아 있었습니다.


상속인인 자녀는 고인의 다른 채무까지 합하면 상속재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동생은 상속포기를, 본인은 한정승인을 받은 뒤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하였고, 울산지방법원은 2021년 3월 파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차량을 누구도 임의로 처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남은 할부금이 부담스러워 차를 빨리 팔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차량이 상속재산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자동차등록원부를 파산관재인에게 제출하여 차량의 관리와 처분을 절차에 맡기도록 하였습니다.


남은 할부금은 상속인 개인의 빚이 아니라 파산절차에서 정리되는 상속채무로 처리되었습니다.


상속인이 지켜야 할 순서

  1. 자동차등록원부를 떼어 소유자와 저당권을 확인합니다. 렌트·리스인지 할부인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 렌트·리스 차량은 신속히 반환하고 서류를 받아 둡니다. 차량 인수증, 보증금·선납금 정산서, 남은 채무 확인서가 필요합니다. 계약 승계 제안에는 바로 응하지 않습니다.
  3. 할부 차량은 팔거나 폐차하거나 명의를 옮기지 않습니다. 보험이 끊기거나 과태료·보관료가 쌓이는 문제가 있다면 혼자 결정하지 말고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4. 부채증명서는 신청 직전 날짜로 다시 받습니다. 렌트·리스·할부 채무는 연체이자가 매달 늘어나므로, 오래된 증명서를 내면 법원에서 보정을 요구받게 됩니다.


맺음말

고인이 타던 자동차는 가족에게 추억이 담긴 물건이지만, 법적으로는 소유관계에 따라 반환해야 할 물건이 되기도 하고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될 상속재산이 되기도 합니다.


차량 하나를 잘못 처분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의 효력을 다투게 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차 열쇠를 정리하기 전에 등록원부부터 확인하는 것, 그것이 상속 절차의 첫걸음입니다.


즉시상담 카톡 1:1문의 상담예약
상담
신청
카톡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