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2026. 06. 14

임대인이 사망하고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했다면, 내 보증금은?

갑작스러운 임대인 사망, 세입자는 어떻게 되나


전세나 월세로 살다 보면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집주인이 큰 빚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자녀와 배우자 등 가족들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35만 원 조건으로 살고 있는 B씨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계약 만료를 한 달 남겨 두고 집주인이 사망했고, 1·2·3·4순위 상속인 전원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를 신고해 상속인이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때 가장 큰 고민은 “이사해야 하는데, 누구에게 보증금을 요구해야 하지?” 입니다.


계약 만료가 가까웠는데 보증금이 불안하다면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절차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가 종료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면 임차권을 등기부에 기재해 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차권등기가 완료되면 세입자는 집을 비우고 다른 곳으로 이사해도 종전 주택에 대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임대차가 종료된 후 신청하는 것이지만, 상속인 전원이 상속을 포기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이 사실상 확정된 경우라면 그 사정을 상세히 소명해 법원에 신청하는 실무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상속포기 후 보증금 청구 상대는 누구인가


상속 순위(배우자·직계비속·직계존속·형제자매·4촌 이내 방계혈족) 모두가 상속을 포기했다면, 법적으로는 “상속인이 없는 재산” 상태가 됩니다.

이 경우 채권자(임차인 포함)는 더 이상 특정 상속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으므로 다른 통로를 마련해야 합니다.

민법 제1053조는 상속인의 존부가 불분명할 때 법원이 친족이나 이해관계인, 검사 등의 신청으로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전원 상속포기 상황에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려면, 먼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한 뒤 그 관리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승소 후 강제경매와 우선변제권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한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으면, 그 판결문을 집행권원으로 삼아 임차주택에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전입신고와 점유, 확정일자를 갖추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아 경매절차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앞서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의 확정판결을 근거로 하는 경우, 임차인이 주택을 먼저 비우지 않아도 경매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즉, 보증금을 회수할 때까지 그 집에서 계속 거주하면서도 강제경매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보증금을 못 받았는데 월세는 계속 내야 할까


임차인의 집 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상속재산관리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동안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더라도,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불법점유로 보아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임차인이 “보증금을 받지 못해 나가지 못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그 주택을 사용·수익하고 있다면, 결국 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즉, 법리상 동시이행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실제 점유·사용이 있는 한 일정 부분 사용료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추가로 살펴볼 포인트


첫째, 이사 일정이 잡혀 있고 보증금 회수가 불안하다면 다른 무엇보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우선해야 합니다.

등기를 해 두어야만 이사 후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되므로, 나중에 경매가 진행될 때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둘째,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에는 법원에 납부해야 할 예납 비용이 수반되므로, 경매 예상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범위 등과 함께 경제성을 미리 따져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경매 절차에서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면 지역별 최우선변제 한도를 확인하고, 배당요구 종기 내에 반드시 배당요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속포기·상속재산관리인·경매와 같은 절차가 얽혀 있으면 일반 임차인이 직접 처리하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임차권등기명령과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보증금반환 소송, 강제경매 신청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초기에 전문가와 상담해 전략을 세워 두시면 훨씬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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