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 2026. 06. 18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한정승인과 임대차보증금(전세금) 수령 시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거주하시던 어머니 명의 전세집이 있는데,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한정승인을 고려중이라면 받아도 되는지, 받으면 단순승인이 되는지, 불안합니다.


오늘은 한정승인 절차에서 임대차보증금 수령 시기와 관련한 쟁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임대차보증금 '적극재산'

피상속인이 임차인이었다면, 임대인에게 돌려받을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은 상속재산 중 적극재산에 해당합니다.


이 채권은 상속이 개시되는 순간 상속인들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며, 한정승인 상속인도 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 자체는 있습니다.


문제는 권리의 유무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받느냐이며, 이것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한정승인 심판 고지 전 보증금 수령 행위

결론부터 말하면, 한정승인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임대차보증금을 수령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를 법정단순승인 사유로 규정하는데, 판례와 실무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수령(추심)하는 행위 자체를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로 보는 경향이 확고합니다.

즉 받은 돈을 쓰지 않고 통장에 그대로 두었더라도, 수령이라는 행위 자체가 이미 처분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수리를 신청한 시점'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한정승인 심판이 고지된 시점이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한정승인 신고를 가정법원에 접수했더라도 심판 고지 전에 처분행위를 하면 법정단순승인으로 간주되며, 이후 한정승인 심판을 받더라도 그 효력이 부인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나중에 채무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특별한정승인(민법 제1019조 제3항)을 검토할 여지는 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처음부터 안전하게 처리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다만 모든 임대차 관련 행위가 처분행위로 취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20329 판결은 공동상속인들이 기존 임대차계약의 목적물·보증금·차임을 그대로 유지한 채 기간만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이를 처분행위가 아니라 민법 제1022조의 상속재산 관리의무 이행행위(관리행위)로 판단했습니다.

즉 보증금을 실제로 받아 가져오는 행위와, 임대차 관계를 있는 그대로 유지·관리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정승인 심판 고지 후 수령하면

한정승인 심판이 고지된 후에 보증금을 수령하는 것은 정당한 상속재산의 회수이며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단, 수령한 보증금은 상속재산이므로 반드시 채무 청산에 사용해야 하고, 자신의 고유재산과 섞어 쓰거나 임의로 소비해서는 안 됩니다.


심판 고지 이후의 처분행위는 제1026조 제1호가 아니라 제3호(부정소비·은닉)의 문제로 다뤄지므로, 정상적인 채무 변제 목적의 사용이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위험은 크지 않습니다.


또한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 청산을 상속재산파산 신청으로 하는 경우, 보증금 중 일정액을 인정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법원의 허락을 받아 상속재산에서 공제해야 하며 마음대로 공제한 후 사용하면 안됩니다.


울산광역시의 경우 2026년 현재 2,800만원을 상속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 해지와 주택 인도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주택을 임대인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계약 해지 통보: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임대차 계약이 자동 종료되는 것은 아니므로, 상속인이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명시적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한정승인 절차 진행 중임을 알리고, 심판 고지 후 정산하겠다는 취지를 내용증명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택 내 유품 정리: 유품을 처분·폐기하는 행위도 이론적으로는 상속재산 처분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명백히 경제적 가치가 없는 생활용품(의류, 생활잡화 등)을 정리하는 정도는 보존·관리행위로 보아 처분행위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골동품·귀금속·현금 등 가치 있는 물건은 반드시 목록을 작성해 두고 임의로 처분하지 않고 보관해야 합니다.
보증금과 미납 임대료·관리비 정산: 임대인이 보증금에서 연체 임대료나 관리비를 공제하려는 경우, 공제 금액의 적정 여부를 서류(임대차계약서, 관리비 고지서 등)로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상속인이 피상속인 생전의 금전관계를 전부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지나치게 다투기보다는 근거 자료를 요청해 확인하는 선에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어차피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책임지므로, 정산 후 남는 채무를 고유재산으로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실무적 권고 사항

한정승인 절차에서 임대차보증금을 가장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정승인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는 보증금을 수령하지 않는다. 임대인에게 "현재 한정승인 절차 진행 중"임을 알리고, 심판 고지 후 정산할 것을 협의해 둔다.
심판 고지 후 임대인에게 심판문(또는 확정증명원) 사본을 제시하고, 공식적으로 보증금 반환 절차를 진행한다.
기존 계약 조건을 유지한 채 기간만 연장하는 등 불가피한 관리행위가 필요하다면, 계약서에 상속재산 관리 목적임을 명시해 두는 것이 나중에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령한 보증금은 별도 계좌에 보관하고, 채무 청산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보증금 수령 및 정산 내역은 모두 서면으로 기록해 추후 채권자가 문제를 제기할 경우에 대비한다.
보증금이 채무액보다 적다면 보증금 전액을 채권자 안분 변제에 사용해야 하므로, 청산 순서를 사전에 파악해 둔다.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잔액확인서를 받아 한정승인 절차의 적극재산 소명자료로 활용한다.

울산가정법원에 한정승인 심판 청구를 해서 수령한 한정승인 심판문


마치며

임대차보증금은 상속재산 중 가장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인 만큼, 서두르다가 단순승인으로 간주되는 실수를 범하기 쉽습니다.


한정승인 심판이 고지되기 전까지는 상속재산에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심판 고지 후에도 반드시 채무 청산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정승인의 보호를 온전히 받을 수 있습니다.

즉시상담 카톡 1:1문의 상담예약
상담
신청
카톡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