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2026. 06. 17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상속포기 기간과 단순승인 간주의 함정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장례와 여러 절차에 정신없이 치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채권자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 법정 기한, 3개월이 훌쩍 지나버린 것입니다.


상속포기란?

상속포기란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의 재산과 채무를 일체 물려받지 않겠다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물려받을 재산보다 갚아야 할 채무가 더 많다면, 상속을 받는 것 자체가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속포기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정부24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통해 상속재산을 먼저 확인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 서비스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 온라인(정부24) 또는 주민센터 방문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금융거래·토지·건축물·자동차·세금·연금 등 사망자의 재산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혹여나 모르고 있던 상속재산이나 숨은 채무가 드러날 수도 있으니, 이 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상속포기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합니다.


단순승인 간주의 함정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으면,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즉,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 자체가 "피상속인의 모든 채무를 제가 갚겠습니다"라고 선언한 것과 같은 법적 효과를 낳습니다.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은, 기한 내에 상속포기 신고를 했더라도 아래와 같은 행위를 하면 단순승인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부동산·물건을 처분하거나, 보험 해약환급금을 수령하거나, 임대차보증금을 수령하는 행위(민법 제1026조 제1호), 장례비로 사용하기 위함이라도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면 안됩니다.
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한 경우: 상속받은 자동차를 사망신고 없이 제3자에게 매매·양도하는 행위 등(민법 제1026조 제3호)

특히 주의할 점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신고를 마쳤다고 해서 상속재산의 처분 행위에 대해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에 따르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했더라도 이를 수리하는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했다면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봅니다.


신고서 접수만으로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고, 법원의 수리 심판이 당사자에게 고지되어야 비로소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실수는 장례비용 마련을 위해 부모님 명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행위입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계획하고 있다면, 심판 고지 전까지는 이러한 인출·처분 행위를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상속포기의 경우에는 더더욱 인출하면 안됩니다.


3개월이 지났다면

상속포기 기한을 놓쳤더라도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법원으로부터 상속채무 변제를 구하는 소장을 송달받은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 연체 통지서를 받은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사실을 안 날(통지서나 소장을 받은 날 등)로부터 3개월 이내에 특별한정승인 신청을 마쳐야 합니다.


상속포기 절차 요약

관할 가정법원 확인: 피상속인의 최후 주소지를 기준으로 관할 법원이 정해집니다.
상속인 서류 준비: 상속포기 심판청구서(신고서), 상속인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피상속인 서류 준비: 피상속인의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말소자초본
법원 접수: 위 필요 서류를 빠짐없이 갖추어 제출하면 별도의 보정명령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리 결정 확인: 단순히 '접수'된 것이 아니라 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어야 비로소 상속포기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가정법원에 제출할 상속포기심판청구서(신고서) 샘플


핵심 체크리스트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정부24)로 금융채무·세금 체납 여부를 먼저 조회한다.
상속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까지 피상속인 명의 계좌에서 인출하지 않는다.
부동산·차량에 담보(근저당권 등)가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신고서 접수가 아닌 법원의 수리 심판 고지까지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다.

슬픔 속에서도 3개월이라는 시계는 멈추지 않습니다. 채무 여부를 먼저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상속인 자신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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