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무슨 빚을 지셨는지 저희는 전혀 모릅니다. 어떻게 알아보나요?"
상속을 포기할지 한정승인을 할지 정하려면 재산과 빚의 크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고인의 금융 사정을 유족이 속속들이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결론은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와 상속인금융거래조회로 하루 이틀이면 대부분의 금융재산과 금융채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권 채무나 등록된 채무는 위 조회로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조회에 조회에 나오지 않는 항목입니다.
연대보증채무(공동사업자 등), 비상장 주식, 사업용 자산(자영업자였던 경우),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건물을 소유하며 임대한 경우)는 조회 결과지에 찍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들을 놓친 채 판단하면 나중에 배당절차에서 혼란이 생기며 절차 전체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범위, 조회로 확인되지 않는 재산과 채무, 그리고 실제 사건에서 재산조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범위
가장 먼저 신청하실 것은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입니다.
| 항목 | 내용 |
| 신청처 | 시·구청 또는 읍·면·동 주민센터, 정부24 온라인 |
| 신청권자 | 제1순위 상속인(배우자·직계비속), 없으면 제2순위 상속인 등 |
| 신청기간 |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 |
| 조회 범위 | 금융거래, 토지, 건축물, 자동차, 국세, 지방세, 국민연금 등 |
| 결과 통보 | 항목별로 순차 통보, 금융거래는 조회 신청 후 별도 결과표로 확인 |
여기서 나오는 상속인금융거래조회 결과표가 핵심 자료이며, 거의 모든 재산 및 채무가 조회 됩니다. 은행 예금, 보험 해약환급금, 증권 예수금, 대출, 신용카드 채무, 휴면예금까지 금융기관에 남아 있는 것이 한 장에 정리돼 나옵니다.
사망신고를 하러 가실 때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함께 신청하시면 절차가 한 번에 끝납니다.
실제 사건에서 조회로 드러난 것
작년에 종결된 상속재산파산 사건을 예로 들겠습니다.
금융거래조회 결과 고인 명의로 21개 항목의 금융재산이 확인됐습니다. 유족이 전혀 모르고 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은행 예금 — 여러 은행에 흩어져 있었고, 잔액이 52원인 계좌도 있었습니다
- 보험 해약환급금 — 생명보험 2건, 화재보험 2건으로 적극재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 증권사 예수금 — 세 곳에 소액씩 남아 있었습니다
- 퇴직연금 30만 원, 소상공인 공제부금 50만 원
- 휴면예금 8,467원 — 폐업한 은행의 계좌였습니다
- 대출과 신용카드 채무
적극재산 합계는 약 1,788만 원이었습니다. 보험 해약환급금이 이만큼 나온다는 사실을 유족이 미리 알고 계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상속재산 규모를 판단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조회로 나오지 않는 것
여기부터가 실무에서 중요한 대목입니다.
| 항목 | 조회에 나오지 않는 이유 | 확인 방법 |
| 연대보증채무 | 주채무자가 정상 상환 중이면 채무로 잡히지 않음 | 사업 관련 서류, 금융기관 직접 확인 |
| 공동사업자 연대채무 | 명의자가 둘이라 고인 단독 채무로 표시되지 않을 수 있음 | 사업자등록, 대출약정서 확인 |
|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 금융채무가 아님 | 등기사항증명서, 임대차계약서, 전입세대열람내역표 |
| 비상장주식 | 증권사를 거치지 않은 주식은 조회 대상이 아님 | 주주명부, 법인등기, 세무대리인에게 문의 |
| 사업용 기계·집기 | 등록 대상 재산이 아님 | 현장 확인, 2개의 견적서로 청산가치 산정 |
| 개인 간 차용금·사채 | 금융기관 거래가 아님 | 집에 보관중인 차용증, 통장 입출금 내역 |
특히 연대보증채무를 주의하셔야 합니다.
고인이 법인이나 지인의 채무를 보증했더라도, 주채무자가 아직 정상적으로 갚고 있다면 연체중이 아니므로 조회 결과에 아무것도 뜨지 않습니다. 그러다 몇 달 뒤 주채무자가 연체하면 그때 보증채무가 상속인에게 넘어옵니다.
조회 결과만 믿고 단순승인을 해버린 경우, 신속히 특별한정승인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위 사건에서도 조회 밖의 채무가 상당했습니다. 법인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 부부가 공동사업자로 함께 진 은행 연대채무,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무가 그것입니다. 이 항목들을 합치니 소극재산이 5억 원을 넘었습니다. 금융거래조회 결과만 놓고 봤다면 규모를 크게 잘못 잡았을 사건입니다.
재산 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상장 법인의 주식 1,000주는 주주명부로, 공장에 있던 성형기와 프레스의 공유지분은 견적서를 받아 청산가치를 산정해 재산목록에 올렸습니다.
사망 직전의 거래를 확인하십시오
금융거래조회 결과표를 받으시면 거래 발생일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위 사건에서는 사망 두세 달 전에 실행된 대출 2건이 확인됐습니다. 합쳐서 4,5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사망 직전의 대출이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출한 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재산에 남아 있다면 적극재산이고, 이미 소비됐다면 채무만 남습니다. 만일 그 대출한 돈으로 상속인에게 이체한 내역이 있다면 상속인은 대출낸 돈인줄 받아서 사용했을 것이나, 그 돈을 무조건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돈이 이체된 상황, 그 돈의 지출처 등 그 때 상황을 모두 판단해 봐야 할 것입니다.
둘째, 채무 규모가 급격히 변한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고인이 생전에 자금 사정이 어려웠다는 신호이므로, 조회에 잡히지 않는 채무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신용카드 채무처럼 최초 발생일이 20년 전으로 찍히는 항목도 있습니다. 오래 유지된 계좌라는 의미이므로 급하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조사가 늦어지면 생기는 일
재산조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기간 때문입니다.
-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의 신고 기한은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입니다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 재산 파악이 늦어지면 상속재산파산 절차에서도 재산이 뒤늦게 발견될 때마다 조사가 다시 진행돼 기간이 길어집니다
3개월이 지난 뒤에 몰랐던 빚을 알게 되셨다면 특별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하는데,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는 점을 소명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한정승인을 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정리하며
고인의 재산과 빚을 확인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망신고와 함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합니다
- 금융거래조회 결과표로 예금·보험·증권·대출·카드채무를 확인합니다
- 고인이 사업을 했다면 연대보증채무와 공동사업자 채무를 별도로 확인합니다
- 부동산이 있다면 등기사항증명서로 근저당권과 임대차 관계를 확인합니다
- 거래 발생일을 살펴 사망 직전의 대출과 자금 흐름을 점검합니다
금융거래조회는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조회 결과지에 찍히지 않는 채무가 있다는 전제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특히 고인이 사업을 하셨다면 조회 밖의 채무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절차이므로, 재산의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만 보내지 마시고 조회부터 신청해 두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