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나는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취지의 상속포기각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각서 한 장으로 상속인 지위가 사라지고 상속채무 책임에서도 벗어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속포기각서로는 상속채무를 면하거나 상속인 지위를 소멸시키는 법적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상속포기가 효력을 가지려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 개시지(피상속인 최후 주소지) 가정법원에 신고하여 수리되어야 합니다.
즉 상속포기 심판문을 법원으로 부터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상속포기각서와 가정법원 상속포기 신고의 차이, 그리고 실무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절차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각서와 법원 신고의 차이
가족 간에 작성한 각서는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는 자료로서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과는 다릅니다.
아래 표로 두 가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구분 | 가족 간 상속포기각서 | 가정법원 상속포기 신고 |
| 성격 | 사적 합의·의사 확인 자료 | 법정 상속포기 절차 |
| 상속인 지위 | 소멸 어려움 | 소멸 |
| 채무 책임 | 채권자에게 대항 어려움 | 상속채무 책임 회피 목적 달성 가능 |
| 제3자 효력 | 제한적 | 법원 수리로 효력 발생 |
| 활용 방식 | 분쟁 시 증거자료 | 정식 신고·심판 절차 |
즉, 가족끼리 작성한 각서는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남긴 자료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상속재산과 상속채무 모두에서 빠지는 효과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채권자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각서보다 법원 신고가 우선됩니다.
생전에 쓴 각서는 더욱 효력이 없다
실무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생전 상속포기각서입니다.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 즉 상속이 개시된 이후에만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그래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상속권을 미리 포기하겠다는 약정만으로는 장래의 상속권이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입장입니다.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9021 판결은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만 가능하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라야만 효력이 있으므로,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약정은 그 절차와 방식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이후 여러 판결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특정 자녀에게 "상속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두었다 하더라도, 이는 법적으로 무효이며 해당 자녀는 상속개시 후 자신의 법정 상속분에 따른 상속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 상속포기 신고 절차
상속포기의 법적 효력을 확실히 하려면 아래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 단계 | 해야할 일 | 확인할 점 |
| 1단계 | 안심상속원스톱조회 신청으로 상속재산·채무 파악 | 예금, 부동산, 대출, 보증채무, 세금 체납 등 |
| 2단계 | 관할 가정법원 확인 | 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 기준 |
| 3단계 | 신고서 작성 | 상속포기로 차순위 상속인들에 대한 영향 |
| 4단계 | 첨부서류 준비 |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말소자 초본 등 |
| 5단계 | 법원 제출 | 상속포기 신고서, 인지대·송달료 |
| 6단계 | 수리 여부 확인 | 접수만으로 종료되지 않고, 심판문을 수령해야 효력 발생 |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관할입니다.
관할 가정법원은 보통 상속인의 주소가 아니라 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상속인이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더라도 본인 거주지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아니고, 피상속인의 주소지 가정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전자소송으로 타 지역 관할 법원에도 손쉽게 접수할 수 있으므로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며
상속포기각서는 가족 간 의사를 남겨두는 자료로서는 활용될 수 있지만, 채권자에게 대항하거나 상속인 지위를 소멸시키는 효력은 없습니다.
확실한 법적 효력을 원하신다면 상속개시 후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정식으로 상속포기 신고를 하시고, 수리 여부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채무 관계가 얽혀 있거나 상속재산 파악이 복잡한 경우에는 신고 전 전문가와 함께 재산·채무 조사를 진행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