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 2026. 07. 05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한정승인 절차에서 일부 채무만 우선 변제 할 때 주의사항

피상속인(망 박OO 씨)는 2025년 10월 18일 사망했고, 망자의 배우자 이OO 씨는 울산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을 신청하여 2026년 3월 11일 신고 수리 결정을 받았습니다.


상속채무는 총 1억 1,300여만 원이었고, 이 중 시어머니(망인의 모) 명의 주택을 담보로 한 OO산림조합 근저당 피담보채무 7,500만 원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해당 주택에 거주 중인 상황에서, 이OO 씨는 본인의 고유 자금으로 7,500만 원을 대위변제하여 근저당권을 말소하고자 했습니다.


어머니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한정승인 후 변제 절차의 기본 구조

한정승인 수리 이후, 상속인은 채권신고기간(신문 공고) 만료 후 상속재산으로 신고 채권자 및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각 채권액 비율로 변제해야 합니다.


다만 한정승인의 경우에도 우선권(담보권 및 조세 등) 있는 채권자의 권리는 침해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034조 제1항).


'우선권 있는 채권자'란 근저당권자처럼 담보물권을 보유한 채권자를 말하며, 일반 채권자와 안분하지 않고 담보권에 기해 우선변제를 받는데요.


변제 순서는 ① 우선권 있는 채권자 ③ 일반 상속채권자, ④ 수유자 순입니다(수원지방법원 2021. 9. 29. 선고 2020가단576962 판결).


즉시 변제 시 주의해야 할 이유

OO산림조합은 우선권 있는 채권자이므로, 이 채권자에 대한 변제 자체가 곧바로 편파변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첫째, 상속재산에서 7,500만 원을 지출하면 일반 상속채권자들(OO은행 700만 원, OO농협 약 2,997만 원, OO카드 약 138만 원 등)의 배당 몫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변제 순서·방법을 위반해 다른 채권자가 변제받지 못하면 이OO 씨는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민법 제1038조 제1항). 다만 이 책임이 실제로 ① 순서·방법 위반, ② 변제 불능 결과, ③ 인과관계로 이어져 손해가 인정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다267355 판결 참조).


둘째, 고유 자금으로 변제하면 상속재산이 줄지 않아 다른 채권자의 배당 몫을 직접 침해하지 않습니다. 다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셋째, 고유 자금으로 변제하면 변제자대위에 의해 산림조합의 채권 및 근저당권을 대위취득합니다(민법 제481조). 이때 대위권 범위, 시어머니(물상보증인)에 대한 구상권 행사 여부 등 복잡한 법률관계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나, 이번 변제 건은 며느님이 선의로 변제 해 주는 것이므로 이러한 문제 발생 소지는 없습니다.


상속재산파산 절차 활용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본 사무소는 이OO 씨가 개별 변제 전 울산지방법원에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하도록 조치했고,


2026년 4월 17일 신청서를 접수했고, 6월 15일 파산 선고(사건번호 2026하단0000)와 함께 파산관재인이 선임되었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의 상속재산파산 선고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없음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해야 하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조 제2항), 상속재산파산 절차를 거치면 법원 감독 하에 공정한 배당이 이루어져 추후 법적 분쟁 소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더 많은 절차입니다.


파산관재인에게 정당성을 입증하는 과정

파산 선고가 있었다고 대위 변제를 마음대로 하면 안되구요.


다음 세 가지를 파산관재인에게 명확히 제출한 다음 변제하시기 바랍니다.


주택 소유자가 망인이 아닌 제3자(시어머니, 물상보증인)라는 점


변제 자금 7,500만 원이 망인의 적극재산(주식 예탁금 385만 원, 예금 6만 원 등)이 아닌 이OO 씨의 개인 자금이라는 점


변제자대위에 따른 대위권 행사 범위와 시어머니에 대한 구상권 문제를 파산관재인과 사전 협의


그 결과 파산관재인은 이번 대위변제가 상속재산의 임의 소비나 편파변제가 아닌, 물상보증인(시어머니)의 권리 보전 및 정당한 담보 해지 과정임을 보고서에 기록했고, 이OO 씨는 다른 채권자의 이의 제기 없이 근저당권을 안전하게 해지해 시어머니가 계속해 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담보로 제공된 가족 부동산을 지키려는 마음에 서둘러 변제하고 싶어지지만, 절차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이럴 분들은 없겠지만, 상속재산으로 변제 시 배당변제 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음(민법 제1034조, 제1038조)


고유 자금으로 변제해도 변제자대위에 따른 구상권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법률관계가 발생할 수 있음(민법 제481조, 제482조)


물상보증 채무가 얽힌 한정승인 사건이라면, 개별 변제를 멈추고 상속재산파산 절차를 통해 파산관재인의 공식 조율 하에 처리해야 안전합니다.


물상보증인 여부, 변제 자금 출처, 변제자대위 법률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면 가족의 거처를 지키면서도 리스크 없이 채무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글 작성일 : 2026년 7월 5일

글 작성자 : 대표 법무사 여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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