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2026. 07. 03 | 작성자: 대표법무사 여환동

상속포기 신고 기간의 기산점은? 부의 사망 사실을 몰랐던 사례

무인민원발급창구에서 발급받은 가족관계증명서 한 장으로 아버지의 사망을 뒤늦게 알게 된 실제 사례를 통해, 상속포기 기산점인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법적 의미를 살펴본다.


군 입대 서류 발급 중 확인한 아버지의 사망

가족관계증명서 발급 시 부의 사망사실을 알게 됨

2006년 생인 동생(남매 중 동생)은 2025년 6월 18일 성년이 되었고, 2026년 5월 25일 군 입대를 준비하며 무인민원발급창구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았는데, 아버지 이름 옆에는 작은 글씨로 '사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동생의 부모는 2013년 7월 18일 협의이혼했고, 그 이후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아버지와는 13년 가까이 어떤 교류도 없었다. 아버지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사망일시와 사망신고일 사이 1년 8개월의 간극

실제 사망일과 사망 신고일간의 1년 8개월의 간극이 있음

기본증명서(상세)를 확인한 결과 아버지의 사망일시는 2024년 8월 1일이었으나, 실제 사망신고일은 2026년 4월 6일로 무려 1년 8개월의 차이가 있었고, 사망신고를 한 사람은 '비동거친족 ㅇㅇㅇ'이라는 인물로 남매의 고모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사망신고와 상속인에 대한 통지 사이에 구조적 공백이 존재할 경우, 상속포기 기산점 판단이 실무상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상속포기 기산점,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법적 기준

상속포기 신고 기간의 기산점은?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를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상속채무까지 그대로 승계된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란 단순히 피상속인의 사망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상속개시 원인 사실의 발생을 알고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한다고 판시해왔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부의 실제 사망일은 2024년 8월 1일로서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 3개월의 기간을 이미 훨씬 지난 경우이다. 그런데 남매들은 부의 사망 사실을 2026년 5월 25일 남매 중 동생이 군입대를 하면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 날을 기산점으로 해서 2026년 8월 25일 이내에 상속포기 신고를 할 수 있을까?


당연히 할 수 있다.


행정청에 대한 사망신고는 상속인에 사망 사실의 통지가 아니므로, 신고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인이 사망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 상속포기 기산점은 사망신고일이 아니라, 남매가 각자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사망 사실을 실제로 인식한 날(2026년 5월 25일)로 보아, 그 때로부터 3개월 뒤인 2026년 8월 25일까지 상속포기 신고를 할 수 있다.


이혼 가정 자녀와 상속포기 실무상 시사점

이혼 가정의 상속포기 문제점

실제로 이러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혼 가정의 자녀는 비양육 부모와 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채 성장하는 경우가 많고, 그 부모가 사망해도 알려줄 사람이 없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그런데도 법은 이런 자녀를 여전히 상속인으로 취급하며 짧은 3개월 안에 상속포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요구한다.


민법이 '안 날'을 기산점으로 삼아 불합리를 완화하고 있지만, 실무에서는 채권자와 상속인 사이에 이 기산점을 둘러싼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이 남매는 군 입대 서류와 상속관련 서류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사망 사실을 알게 되어, 아직 3개월의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상속포기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그 서류를 발급할 계기가 없었거나 조금 더 늦게 알았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사망신고 제도와 상속인 통지 제도 사이의 간극, 단절된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법적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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