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김ㅇㅇ 씨(1951년생)가 2021년 8월 9일 사망했을 때, 남겨진 재산의 실체는 안심상속원스톱 조회 결과가 나올수록 복잡하게 드러났다.
망인 명의로 울산 울주군 일대에 기획부동산을 통해 매수한 토지 5필지의 공유지분이 있었는데, 각 필지마다 1990년대부터 설정된 가압류와 국세·지방세 압류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공시지가 합계는 약 3,403만 원이었으나 실제로는 정상적인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소극재산으로는 동울산세무서 국세 체납 5,002만 원, 울산 지방세 체납 654만 원, 개인 대여금 4,000만 원, 그리고 소송기록조차 이미 폐기된 1990년대 가압류 채권들이 금액조차 특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망자의 배우자와 딸 2인은 모두 상속포기를 선택했고, 망자 아들 조ㅇㅇ씨가 단독으로 한정승인을 수리 받았다.
한정승인으로 고유재산은 일단 보호되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가압류·압류가 중첩된 기획부동산 공유지분을 한정승인자가 직접 청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매매로 팔고 싶어도 토지 가액보다 더 나가는 가압류 압류 채무들 때문에 팔수가 없었다.
세금이 체납되어 있는 세무서에서 공매 처리를 해주면 좋을건데, 이마저도 소극적이다. 왜냐면 공매를 하더라도 사는 사람이 나타날 지 조차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법무사는 조ㅇㅇ 씨와 상의 한 다음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하기로 했다.
울산지방법원의 파산폐지결정
울산지방법원은 2022년 7월 11일 망 김ㅇㅇ 씨의 상속재산에 대해 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후 파산절차는 약 4년간 실질적인 환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표류했다, 그 이유의 중심에는 가압류 압류 채무가 많이 붙어 있는 기획부동산으로 부터 매수한 공유지분 토지들 때문이었다.
파산관재인은 "토지에 설정된 압류금액(약 5,657만 원)이 부동산 가액(약 3,402만 원)을 초과하여 환가 실익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5필지를 단 한 필지도 경매에 부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부당한 처사다.
환가 실익이 없다는건 관재인의 입장이고, 상속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팔아서 청산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계속 지켜보던 중 2026년 5월 13일, 법원은 "파산재단으로써 파산절차의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파산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이 확정되면 조ㅇㅇ 씨는 처분 불가능한 토지에 대한 공유지분의 관리처분권을 회복하게 되어, 매년 재산세 등 지방세가 계속 부과되는 등의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팔리지 않는 부동산 때문에 기간이 오래 걸릴거라 생각은 했지만, 4년을 기다린 상속재산의 완전 청산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폐지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폐지결정 통보를 받은 직후, 의뢰인과 함께 즉각적인 대응 논리를 구성했다. 핵심 쟁점은 세 가지였다.
첫째, 파산관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492조 제12호에 따른 법원의 환가포기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환가를 방치한 것은 직무해태에 해당한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재단에 속한 재산을 환가하여 파산채권자에게 배당하는 것이 기본적 직무(채무자회생법 제384조)이며, 환가를 포기하려면 반드시 법원의 허가를 받아 파산재단으로부터 해당 재산을 포기한 후 상속인에게 반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둘째, 5필지의 공시지가 합계 약 3,403만 원은 파산절차 비용 300~400만 원을 충당하기에 충분하다. 기획부동산 공유지분의 특성상 경매에서 공시지가 이하로 낙찰되더라도, 파산절차 비용을 충당하고 잔여분을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비용 부족"이라는 판단은 환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섣부른 결론이라는 생각이었다.
셋째, 만일 경매 절차 비용도 나오지 않을 경우, 경매 비용을 상속인이 부담해서라도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명시한 뒤 2026년 5월 21일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최종 결과
울산지방법원은 즉시항고 제기로부터 불과 6일 만인 2026년 5월 27일, "항고인의 즉시항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2026. 5. 13.자 파산폐지결정을 전부 취소했다(재도고안 취소결정).

상속재산파산 절차는 속행되고, 파산관재인은 다시 5필지 공유지분의 환가 절차를 진행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상속재산파산은 한정승인 이후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배당하고 모든 법률관계를 깨끗하게 종결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다.
그러나 파산관재인이 환가를 방치하거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고 폐지를 야기하는 경우, 상속인은 오히려 처분 불가능한 재산을 영구적으로 떠안는 역설적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 사건을 처음 의뢰 받았을 때 기간이 수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지껏 최장 기간 사건이었던 3년 정도의 기간을 갱신한 사건이 되었고, 앞으로도 기간은 더 필요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상속인은 폐지결정의 취소를 받아내서 너무 좋아하고 있다. 어떻게든 쓸모 없는 부동산을 처리해 청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