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말,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던 망 김OO 씨의 형제·자매 중 한 명에게 낯선 우편물이 날아들었다.
발송인은 부산신용보증재단. 망인 명의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결정문이었다.
망인이 2020년 1월 31일 사망한 지 이미 반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선순위 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 4인은 이미 부산가정법원을 통해 상속포기 심판을 받아 정리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이 사실을 전혀 통보받지 못한 형제·자매 및 조카들은 갑작스러운 부동산가압류 결정문을 통해 자신들이 상속인 지위를 취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하게 된 것이다.
기산점 소명과 친족 15인 동시 신청 난제
이 사건의 가장 큰 걸림돌은 상속포기 고려기간(3개월)의 기산점을 정확히 소명하는 것이었다.
망인의 사망일인 2020년 1월 31일로부터 기산한다면 이미 3개월은 훌쩍 지나 있었다.
또한 15명의 청구인이 서울·울산·평택·파주·서산·사천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었고, 그 중 2인은 뉴질랜드 시민권자로서 국내 인감증명서 발급 자체가 불가능했다.
뉴질랜드 거주자에 대해서는 동일인증명서 등 대체서면을 활용해야 했으며, 각 청구인별 가족관계증명서 등 소명서류를 개별 취합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가압류결정문 송달일을 기산점으로 특정
사건을 맡은 직후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가압류결정문의 정확한 수령일 특정이었다.
대법원 사건검색시스템을 통해 가압류결정문이 2020년 7월 27일 송달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갑 제2호증(대법원사건검색내역)으로 제출했다.
이로써 고려기간의 기산점이 2020년 7월 28일임을 명확히 소명했다.
심판청구는 2020년 8월 27일에 이루어졌으므로 3개월 기한 내 적법한 청구임이 수치로 입증된다.
뉴질랜드 시민권자 2인에 대해서는 인감증명서를 대체하는 동일인증명서 등 외국 공관 경유 서면을 활용해 신분 확인 문제를 해결했다. 15인 전원의 송달장소는 법무사 사무소로 일원화하고 송달영수인을 지정함으로써, 분산된 청구인들의 소송서류 수령 누락 문제를 사전에 차단했다.

최종 결과
부산가정법원은 2020년 10월 7일, 청구인 15인 전원에 대해 "피상속인 망 김OO의 재산상속을 포기하는 2020. 8. 27.자 신고는 이를 수리한다"는 심판을 선고했다.
선순위 상속포기와 맞물려 상속인 지위가 완전히 소멸되었으며, 부산신용보증재단의 가압류에 대한 책임에서 15인 전원이 벗어나는 결과를 얻었다.
상속포기 3개월 기한은 '언제 알았는가'를 어떤 자료로 법원에 납득시키느냐가 사건의 성패를 가른다. 뒤늦게 독촉장이나 법원 우편물을 받은 경우라면, 그 수령 즉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상속 채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